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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글쓰기] 두려움을 이겨낸 자유

zoey 2022. 10. 11. 23:46

학원에서 50m 직진만 하면 도로주행을 나갈 수 있었던 때에 운전면허증을 따서 10년 동안 묵혀 두고 있었다. 사고가 나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고, 뚜벅이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살면서는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었다. 게다가 전국 곳곳 기차가 안 다니는 곳이 없으니 여행도 문제없었다. 그렇게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작년에 경기도민이 되고 나니, 자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환승해서 30-40분 걸려 가는 일이 다반사였고 그제서야 불편함을 체감했다. 결정적으로 먼저 운전을 배운 남편의 주도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와서 이동의 자유를 만끽했다. 여전히 두려움은 있었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더 컸다. '올해는 꼭 운전을 배우겠어! 원할 때 언제든 떠날거야!'

 

10시간의 연수를 마친 지금은 남편의 도움을 받아 시내주행을 하고 있다. 여전히 운전석에 앉으면 깊은숨을 내뱉고 '할 수 있어'라고 소리 내어 말하며 핸들을 붙잡는다. 옆 차선의 버스가 거대해 보인다. 허벅지까지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아야지. 어디든 자유롭게 떠나는 나를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