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에 붕어빵을 발견했다. 세상에 벌써 붕어빵이 나오는 계절이 되었다니. 달력을 넘기고 공기가 달라졌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1년이 3개월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마음이, 붕어빵 아저씨를 보자마자 수그러들었다.
오늘 발견한 붕어빵은 그냥 붕어빵이 아니었다. 완벽에 가까운 브라운빛에 무려 찹쌀로 만들어졌고 고운 팥앙금이 꽉 차있었다. 프랜차이즈 잉어빵으로 그득한 요즘에 이런 붕어빵은 아주 귀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저녁으로 닭백숙 한그릇을 배불리 먹었지만 2개는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남편이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진짜 맛있는 붕어빵을 사왔어! 눅눅해질까봐 엄청 신경써서 들고 왔어!’ 한껏 자랑하고 식탁에 마주 앉아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하루를 보상 받은 것처럼 행복해졌다. 역시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