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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북토크 운영 회고 -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zoey 2022. 12. 1. 00:43

올해 초 회사 내에서 아티클한접시라는 소모임을 시작했다(3월에 남긴 기록은 여기에). 좋은 아티클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한 달 동안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1~2달 간격으로 방법을 조금씩 바꿔가며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혼자 하다가 큐레이터를 지원받아 함께 하기도 하고, 보다 다양한 부서의 구성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참여자들이 돌아가면서 아티클과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1월이 다가왔고, 마지막인데 밥 한 끼 같이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런치북토크'를 열었다. 

 

선정한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소영)

평소 독서를 정말 많이 하는 팀원이 추천한 책이었고, 회사의 많은 구성원들이 '커뮤니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 대화를 시작하기에 좋은 매개체가 될 거라 생각했다.

 

왜 북토크인가

독서 습관이 흐트러진 요즘 스스로에게 약간의 강제성을 주고 싶었고, '커뮤니티'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공유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꼭 업무와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늘 성장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서로 연결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글보다는 말이 편하기도 하고.😉

 

어떻게 했냐면

전반적인 기획

  • 사실 11월이면 다들 매우 매우 바쁜 시기라 한 달에 한 권도 읽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최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낮추되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기간을 한 달로 설정했다.
  • 기분 좋은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서를 구매해서 선물했다. 선물 받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퀵하게 초대장을 만들어 참여자분들 책상 위에 살포시 올려두었다(https://www.canva.com/ 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점심시간에 아이디에이션-디자인-출력-제본까지 15분도 안 걸린 듯).

  • 기분 좋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북토크 당일 오프라인으로 모여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매우 중요.
  • 중간중간 리마인드도 한다. 단 너무 자주 하면 읽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부담될 수 있으니 D-2주, D-1주, D-2일 총 3회 했다.

책을 읽으며 준비했던 것

  • 판을 벌렸으니 어쩔 수 없다. 다 읽어야 한다. 다행히 책이 쉽게 읽혀서 어렵지 않았고 정독했다.
  • 평소보다 좀 더 생각하고 좀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 구성원들의 생각을 묻고 싶은 문장이 있거나 질문,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했다.
  • 하루 전날 밑줄 그은 문장과 메모들을 정리하며 참여자들의 생각을 모을 수 있는 질문을 뽑았다. 만나기 전에 각자 적을 수 있도록 피그마로 공유했다. 

당일에는

    •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겠다는 의지로! 몇 주 전부터 팀원들이 강력 추천했던 피자를 주문하기 위해 대기했다. 그. 런. 데. 가게 오픈 시각이 미뤄지더니 결국 전화도 안 받아서 눈물을 머금고 다른 곳에서 주문. 😭
    •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책을 읽은 소감, 이 책을 추천했던 동료의 이야기, 준비했던 질문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 90분 동안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다들 너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진행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최고!!).

많은 분들이 커뮤니티 리더십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열정을 가지고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봤고, 이런 환경을 많이 접하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늘면서 리더십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오갔다. 실제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분도 있었는데, 사람 간의 갈등, 의견 취합, 동기 부여 등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본인도 성장할 수 있었고, 힘들지만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커뮤니티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Giver가 많은 환경에서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며 감사를 표현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에도 많이 공감했다.

마치며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각자 다른 업무를 하며 느끼고 고민하던 것들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고,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다.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도 받았다. 

북토크의 마지막 질문이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한다면 좋아하는 것 vs. 잘하는 것 vs. 해야 하는 것' 중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냐였는데, "올해 '좋아하는 것'으로 뭐든 시작하자는 다짐을 했고, 그게 이 모임이었어요.😀"라고 답했다. 내년에는 좋아하는 것으로 긍정 에너지와 의지력을 가득 채워,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기왕이면 해야 하는 것과 얼라인이 되면 좋겠다.

다음번엔 모각회(모여서 각자 회고)를 하고 싶다고 운을 띄웠는데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 있었다. 1월 초에 해봐야지.

 

Special thanks to

- 이만큼 해볼 수 있었던 건 몇 년 전 책첵토크에 참여하며 책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한 것과, 온더레코드의 혜지님 도움으로 북토크를 호스트 해본 경험 덕분이에요. 시작 전까지 여전히 긴장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까 시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 도서와 점심은 회사에서 적극 지원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