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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글쓰기] 하루를 여는 커피 한 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오는 건가 싶을 정도로 차가운 공기에 놀라서 온수 매트를 깔았다. 온수 매트의 유일한 부작용이라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뜨듯하게 등을 지지고 있으면 침대에서 나가는 일이 더 어려워진다.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키는 건 바로 커피 한 잔. 뚜껑을 열자마자 집안 가득 채우는 원두 냄새에 웃음이 나고, 예쁘게 부풀어 오른 커피빵을 보면 뿌듯하고, 어떤 잔에 커피를 담을까 고민하는 사이 기분이 좋아진다. 향과 맛에 반해서 커피에 빠졌다면 지금은 나만의 모닝 리츄얼이 되었다. 맛있는 커피 한잔으로 시작한 하루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세상일 내 맘 같은게 하나도 없고. 되는 일 하나 없는 것 같은 날엔 맛있는 커..

카테고리 없음 2022.10.18

[10분 글쓰기] 테트리스처럼 딱 맞아 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7살이었나. 삼촌 방에 놓여 있던 386 컴퓨터 앞에 앉아서 테트리스를 처음 만났다. 블록이 딱 맞게 들어갔을 때, 차곡차곡 쌓은 블록들 사이로 일자 블록이 쏙 들어가서 테트리스가 되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한 줄 한 줄을 없애는 단순한 게임 같지만 짧은 순간 빠르게 판단하고 전략을 짜는 것도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없앨 수 있을까. 어떤 타이밍에 keep 해둔 블록을 사용해야 하나. 굉장한 집중력과 빠른 손놀림도 빼놓을 수 없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여지없이 실수가 나온다. 그래도, 실수해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있다. 세상 일들이 테트리스처럼 딱 맞아떨어지면 좋으련만, 집중하고 빠릿하게 움직인 만큼 눈에 보이는 결과가 늘 나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카테고리 없음 2022.10.12

[10분 글쓰기] 두려움을 이겨낸 자유

학원에서 50m 직진만 하면 도로주행을 나갈 수 있었던 때에 운전면허증을 따서 10년 동안 묵혀 두고 있었다. 사고가 나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고, 뚜벅이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살면서는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었다. 게다가 전국 곳곳 기차가 안 다니는 곳이 없으니 여행도 문제없었다. 그렇게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작년에 경기도민이 되고 나니, 자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환승해서 30-40분 걸려 가는 일이 다반사였고 그제서야 불편함을 체감했다. 결정적으로 먼저 운전을 배운 남편의 주도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와서 이동의 자유를 만끽했다. 여전히 두려움은 있었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더 컸다. '올해는 꼭 운전을 배우겠어! 원할 때 언제든 떠날거야!' 10시간의 ..

카테고리 없음 2022.10.11

[10분 글쓰기]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마워

빈말로라도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게 참 싫었다. '내 잘못이 아닌데 왜 죄송하다고 해요?' 시시비비 따져가며 it's not my fault!라는 결과를 봐야 속 시원하던 부끄러운 때가 있었다. 참 어렸고 어리석었다. 나이가 들고 사회 생활 경험이 쌓이면서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커뮤니케이션은 늘 쌍방향이다. 어느 한쪽만의 잘못이 아니다.'를 되새겼다. 먼저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하고 억울한 상황이더라도 '~할 수 있었겠다. 죄송하다.'라고 공감을 표현하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경험치도 쌓았다. 요즘은 '죄송한데...'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게 되는데, 대신 고맙다고 말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워 동료들이 메꿔줬을 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도움을 줘서 고맙다'라고 감사를 전..

카테고리 없음 2022.09.29

[10분 글쓰기] 일의 목적과 방향

일을 하면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안 해도 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왜 해야 하는지 알고 그 목적과 방향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겠지. 23살 첫 직장에서, "그런 걸 왜 물어봐. 급한데 빨리 기안이나 올려!"라고 외치던 상사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유를 알아야 기안을 올리죠!'라고 맞받아칠 패기는 없었다. 커리어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위에서 내려온 미션에 대해 매주 디펜스 하면서 '이 미션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볼 정신적 여유는 없었다.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일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보다는 피드백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지나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난이도 높은 것보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을 때 더 힘..

카테고리 없음 2022.09.28

[10분 글쓰기] 뜻밖의 위로

뜻밖의 메일을 받았다. 업무상 몇 번의 미팅과 몇 번의 소모임을 함께 했던 분이었는데 진심이 담긴 메일 한 통을 보내주셨다. "전해 들었던 인정님은 멋있는 어른이었는데요, 멋있다고 생각한 어른도 나름의 어려움과 고민이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왜 때문인지 눈물이 핑 돌았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성취든 실패든,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표현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다(지금도 진행중, 사실 10년짜리 플랜임 ㅇㅅㅇ). 노력을 인정 받았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그보다는, 부끄럽게 꺼낸 어려움과 고민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사회생활 10년차의 성장에는 좋은 어른들이 있었다. 커리어를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셨던 교수님,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던 직장..

카테고리 없음 2022.09.26

Super 주니어 개발자의 성장 스토리를 한자리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주니어 개발자? Super 주니어 개발자! 페이스북에서 오랜만에 오프라인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리는 걸 보고 바로 반가운 마음에 신청했다. 보자마자 신청했는데 '참가 대기' 상태. 와... 다들 얼마나 빨리 신청한 거야! 그래도 취소하지 않고 기다려 봤고 운 좋게 참가 확정이 되어 다녀왔다. https://event-us.kr/ted/event/45142 [개발자 컨퍼런스] 주니어 개발자? Super 주니어 개발자! - 이벤터스 내가 원하는 행사를 개최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 이벤터스 event-us.kr 입장하면서 종이 팔찌와 귀여운 스티커들, 헤이딜러 굿즈도 받았다. 9명의 주니어 개발자가 각자 경험한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준비님은 네이버에서 당근마켓으로 이직했고 3..

카테고리 없음 2022.07.31

2022년 상반기 회고

***회고 양식은 퍼블리의 '회고 습관을 키워주는 노션 템플릿(저자:김민석)'을 참고했습니다.*** 내가 한 것과 잘한 것 회사 1. 팀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와 목표를 세웠다. 각자가 주도적으로 일하기 위해 나침반과 지도가 필요했고, 한 달 가까이 시간을 갖고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정리했다. '최고'라는 단어 하나에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서로 달랐다. 한 문장 한 문장 생각을 공유하며 다듬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느꼈다. 2. 현업 전문가분들을 파트너로 모셨다. 2022년을 함께할 분들을 섭외하기 위해 2분기에는 개발자와 개발 교육자들을 찾아 뵈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콜드메일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시고 흔쾌히 시간을 내주셨다. 그 분들의..

카테고리 없음 2022.07.04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비웠더니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짜증이 확 났다. 거실, 부엌, 안방까지 눈길이 닿는 곳마다 물건이 꽉 차 있었다. 회복의 공간이어야 할 집이 눈을 둘 곳도, 편하게 기댈 곳도 없었다. 편리한 일상을 위해 하나씩 채운 아이템들이 어느새 공간을 압도하고 있었다. 물건 속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결국 주말 동안 대대적인 비우기를 시작했다. 미니멀 라이프 이런 건 모르겠고 당장 눈에 거슬리는 물건이 치워야 머리가 덜 아플 것 같았다. 기능이 중복되면 버리자 거실에서 가장 눈에 거슬린 건 식탁 대용으로 사서 5년 동안 잘 쓰던 테이블이었다. 확장 기능이 있어서 무려 6명까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주말이면 배달 음식을 펼쳐 놓고 영화와 축구를 보기에 아주 딱인 녀석이었다. 버리..

카테고리 없음 2022.05.22

[북리뷰] 소프트웨어 장인 - 세상을 바꾸는 개발자

개발자 양성 교육을 5년째 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들이, '개발자가 부족하다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그런가요?', '정말 6개월이면 개발자가 될 수 있나요?'와 같은 질문이다. 개발자 품귀 현상, 개발자 연봉 1억 등 자극적인 기사들도 많이 보인다. 부스트캠프는 대학과 현업 간의 간극이 크다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그 갭을 메꿔서 실무에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했다. 교육을 시작한 2016년에도, 사실 10년 전에도 개발자는 부족했다. 자고나면 연봉 2배…SW개발자‘ 귀한 몸’ 스마트기기 급증으로 IT상품 각광게임업체·대기업 콘텐츠사업 강화턱없이 부족한 개발자 모시기 전쟁중소 보안업체는 인력 이탈 골머리지난해까지 한 중소 보안업체에서 보안솔루션과 애플리 bi..

카테고리 없음 2022.04.12